수필・편지글 7

소박한 삶의 가치 - 미국 애미쉬 마을 (박훤일)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이 보시기에 이 세상에서 큰 이름을 날리고 많은 돈을 벌어야 어여쁘신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지리산 청학동에도 구식 생활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듯이, 미국 펜실베니아 주에도 문명과는 담을 쌓고 단순.소박한 생활을 영위하면서 오직 성경을 바탕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려는 사람들 -- '애미쉬' 교인이 집단으로 살고 있어 우리의 관심을 끈다. 영화 속의 현실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된 '위트니스'(1985)는 이들을 소재로 한 영화였다. 마약 사건을 다룬 경찰 영화임에도 오히려 서정적인 애정물이라고 하는 편이 어울릴 것 같다. 남녀 주인공이 그림 같은 펜실베니아 농촌을 배경으로 서로에게 금지된 사랑을 나누는 것이 너무 아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인디아나 존스'로 유명한 해리슨 포드..

수필・편지글 2020.11.28

그리스 여행

그리스에서 본 사도 바울의 발자취 박 훤 일 (전 경희대 교수) 크리스천인 A 는 2018년 7월 학회행사차 그리스에 다녀왔다.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교회에서 B 장로를 만나 여행소감을 나누었다.[1] A: 장로님 그리스 여행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B: 무엇이 제일 인상적이었나요? A: 네, 역시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이었습니다.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우뚝 서 있는 UNESCO 세계문화유산 제1호 유적을 보러 갔으니까요. B: 정말로 아름답고 웅장하던가요? A: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AD5세기 당대 최고의 조각가와 건축가가 참여하여 16년에 걸쳐 완성하였다고 합니다. 도리스 양식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질 만큼 얼핏 보기에는 직선과 평면 같지만 실제로는 곡선과 곡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요. 기둥의 ..

수필・편지글 2020.08.15

전주 한벽루와 알함브라 궁전 (박훤일)

한벽루(寒碧樓)는 전주천이 승암산(僧岩山, 중바위) 밑에서 시내 방향으로 꺾어지는 곳 바위 위에 자리잡고 있는 누각이다.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벽루는 이성계가 왜구를 무찔렀던 남고산(南故山)을 바라보는 전망이 일품이었고 그 아래는 물이 깊어 하동(河童)들의 물놀이터였다. 그러나 전주 시가지가 확장되고 전라선 철도가 시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옛 철로는 남원 방면 외곽도로로 건설되었다. 그 결과 한벽루 코 밑으로 큰 교량도로가 생기고 전주천 상류에는 상수도 취수장이 들어서게 되어 하천 수량이 급감하고 말았다. 바로 '도시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전주천이나 주변풍광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곳에서 중학교까지 다녔던 필자로서는 옛 추억을 떠올리며 서글픈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2012년 초 스..

수필・편지글 2020.08.15

인격신과의 조우

하나님은 우리의 삶에 언제 어떻게 관여하시는가? 박 훤 일 [1] 환갑을 넘기고 정년을 앞둔 요즘 지나온 인생살이를 가끔 돌아보게 된다. 특히 고교 입시와 사법시험을 그만두고 대안을 선택할 때나 은행원에서 대학교수로 전직할 때의 상황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아닌 실로 우연의 연속이었다.[2] 이것을 ‘운명적’이라고 한다면 크리스천으로서 내 삶에 하나님은 언제 어떻게 역사하셨을까 생각해보곤 한다. 운명의 수레바퀴 아래서 우리 인간은 얼마나 주도적으로 자기의 삶을 살고 있는가? “운명아 비켜라” 하고 호언장담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도 자칫하면 운명의 수레바퀴에 치이고 말지 않을까? 연전에 이런 의문을 품게 만든 사건이 언론에도 크게 보도된 적이 있었다. 서울 S대의 P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명망 있는 학자였다..

수필・편지글 2020.08.15

섭용 아주버님께 (신소희)

섭용 아주버님께, 안녕하세요. 훤일 동생의 처 신소희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저희 네 식구는 하나님이 보호해주사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둘째(영철이)가 제가 원하는 곳(OOO시험연구원이라는 공기업)에 취업이 되어 한시름 놓았습니다. 저는 잡지출판사업을 시작한지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 직원은 170명으로 늘었고 매출도 500억원 가까이 되었습니다.[1] 지난 7월에는 강남 차병원 부근의 역삼동에 대지 150평을 구입하여 15층 신사옥 건축을 추진 중입니다. 되돌아보면 제 능력은 보잘 것 없고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와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 이룬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규모가 커진 만큼 걱정거리도 많지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하루하루 살..

수필・편지글 2020.08.15

초등학교 은사를 찾아서 (박섭용)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필자는 "고향 운봉"하면 여러 가지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 중에서 이 글의 주인공인 일본인 은사(恩師)도 빼놓을 수 없다. 다음은 몇 차례의 서신왕래 끝에 운봉초등학교 시절의 일본인 은사를 극적으로 재회한 후 그 소감을 동창회보에 기고한 글이다.[1] 이를테면 프로처럼 편지가 70년 전의 은사와 제자가 재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셈이다. 은사(恩師)를 찾아서 운봉의 지리적 환경 나는 운봉(雲峰)이라고 하는, 지리산록 해발 600m의 고원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이곳에서 20km 더 가면 경남 함양이고, 서쪽으로 20km 고개로 내려가면 춘향전으로 유명한 남원이다. 또 남쪽으로 20km 가면 화엄사로 유명한 전남 구례에 당도한다. 이렇게 운봉은 전남, 경남, 전북의 경계..

수필・편지글 2020.08.15

안부편지 (박내옥)

아래의 편지는 넷째집 박내옥 님이 미국 LA에 사는 조카 박섭용에게 보낸 편지이다. 1989년 봄에 미국에 가서 만났던 것 과 그해 운봉 가을걷이에서 백미 한 가마를 받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섭용 군 즉전 (펴보게) 1989년도 꼭 1개월 반만 남았구나. 유수 같은 세월이라 하였거늘 고희(70세)를 넘기고부터는 날과 달 가는 것이 더 빠른 것 같다. 미국에서 조카와 작별한 지가 반년이 되었으니 말이다.[1] 조카 내외를 위시(비롯)하여 홍균이, 양선이, 계연이 온가족이 하나님 은총 아래 건강하며 만사가 잘 이루어지기를 축원하노라. 숙부 내외는 고희도 훨씬 넘긴 나이에 이만한 건강과 풍요한 생활을 한 것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고 항상 감사드린다. 이곳은 대소가(집안)들이 무고하니 다행이..

수필・편지글 2020.08.15